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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코치 성장기

50인이 답변한 워킹맘의 퇴사 갈등, 육아와 커리어 그 사이의 욕망

by 노랑생각 입니다 2021. 8. 28.

일하는 여자, 워킹맘이

🤰엄마가 되면 고민이 많아지죠. 

 

20년 이상을 일하는 여자로 살아오면서

그 사이 두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워킹맘으로서의 고민은 뼛속깊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죠. 

 

매년 5월쯤되면 항상 퇴사가 하고 싶더라고요. 

출근길을 나서다보면 

동네 골목길에 아이를 유모차에 싣고

아침 산책을 나서는 엄마들이 많이 보였어요.

 

 

날씨는 선선하니 딱 좋고,

애는 아침부터 나오니 기분좋아 웃고,

회사원들은 다 빠져나간 한가로운 골목길에서

유유히 👶유모차를 미는 엄마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어요.

 

아침 일찍 어린이집 셔틀을 타고 등원한 아이에게도 미안했고

하지만 미안함도 잠시

오늘 하루 업무를 머리속으로 정리하면서 출근하는 내 모습에 '왜 이렇게 살아야하나'싶었죠. 

 

아이가 초등학생, 중학생이 되어서까지도

내가 못누린 그런 한가로움은 계속 부러웠어요.

 

매년 5월쯤이면 퇴사 바람이 마음에 막 불어제끼고 그랬죠. 

 

 

워킹맘들은

날이 좋아서,

일이 힘들어서,

길에서 또래 아이를 봐서,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퇴사 고민을 자주 하곤합니다.

고민이 깊어져서 일이 손에 안잡히면 정말 퇴사해야하나보다 생각하기도하죠. 

 

텐인텐 맞벌이 부부의 삶 게시판에서

워킹맘이 퇴사 고민을 하는 모습이 보여서 댓글까지 찬찬히 봤죠. 

 

대략의 내용은 이런거였어요. 

아이가 셋(초등학생1, 중학생2)
공무원이지만 육아휴직은 이미 다 썼고
이제는 집도 있고 현금도 다소 있다보니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커진다. 
하루하루 버티는 느낌이다. 퇴사해도 될까? 

하나하나 다 공감가는 댓글이지만

그래서 퇴사하라는 의견이 많은지? 존버하라는 의견이 많은지?

댓글 통계를 내봤습니다. 

 

<워킹맘 퇴사 고민 댓글 반응 50개> 

 

총 50개의 댓글이 달렸고

퇴사하라 18%

일하라(존버하거나, 일을 바꾸거나) 64% 였어요. 

 

[일하라]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아이가 셋 (중딩 2, 초딩 1) 이기 때문이었죠. 

 

점점 아이들 교육비가 더 많이 들어갈 때이고

심지어 공무원이라는 직장은 아이들을 다 키울 때까지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댓글을 보다보니

만약 아이가 1명이었다면

"마음가는대로 해라" 는 의견이 많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하지만, 댓글 통계내며 살짝 씁쓸했던 것은

"일해라"의 주요 이유가 경제적 부분이라는 점.

 

일하다보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거라거나

나이 들어 일하는 여자가 멋있다거나 하는 개인의 동기라기보다는

가정 경제에 대한 분담이 "일하라"의 이유였어요. 

 

물론 가정 경제를 분담하고 (남편에게만 책임을 지우지 않고)

함께 꾸려나가는건 매우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일하는 개인으로서 생각해보면

경력자가 될 수록 돈 때문에 일을 버텨나가기 참 어렵다는걸 느끼곤합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내 마음이 깍여나가는걸 느끼게 되니까요. 

내 마음을 조금씩 떼어서 돈으로 바꾸고 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부터는

한달에 500만원을 받아도 600만원을 받아도 부족하게 느껴지기 시작할거에요.

 

나의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미안한 마음

부모님과 맘편히 놀러가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

그런 마음들을 메꿀 수 있는 돈이란 없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돈때문에 일을 계속하는 선택은

'절박'하지 않으면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

 

아이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직장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올리지도 못했지만

두개의 유리볼을 저글링하면서 20년 넘게 일해온 워킹맘에게 (저에게)

 

"2가지 모두를 만족하지 못한 지난 커리어를 후회하십니까?"

라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이렇게 대답할겁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힘들었지만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고민많고 갈등했고 길을 헤처나왔던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 이제는 튼튼한 마음을 가진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엔 스스로를 사랑해주는 방법을 알게되었고요.

 

퇴사를 고민하는 워킹맘들에게

내가 지금 이 일을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돈 말고, 내가 나의 일을 사랑하는 혹은 했던 이유가 있을거니까요. 

 

그 마음을 다시 불러와 생기를 넣고

주변을 향했던 고민들이 나를 향하도록 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물론 그런다고 마음이 홀가분해지지도,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지만

현재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고

힘듬보다는 이유를 생각하면서

미래의 나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면 좋겠어요. 

 

아마,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거보다 

더 단단하고 괜찮은 사람일거니까요.